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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4일 수요일

“여성 혐오의 승리에 길을 잃은 신앙인들”

2009년 10월 천주교 교황청에서 성공회를 탈퇴한 보수파 인사들을 위한 특별 조치가 발표된 바 있다. 문제의 핵심은 성공회의 여성 성직이었다. 세계 성공회 안에서도 뒤늦게 영국 성공회가 1992년에 여성 사제직을 인정하고, 여성 주교직의 걸림돌도 제거한(2014년 이후 가능) 마당에, 성공회 내 보수 인사들이 탈퇴 이후를 교황청과 논의하면서 나온 조치였다.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직후에 로마에서 있는 교회 일치에 대한 강연에서 성공회의 여성 성직에 대한 신학적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2010년 교황의 영국 방문과 존 헨리 뉴먼 추기경의 시복식과 더불어, 탈퇴한 성공회 성직자들에 대한 조치는 더욱 탄력을 받았고, 지난 11월에는 영국 성공회의 몇몇 주교들(은퇴 주교 포함)이 천주교로 건너갔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셋이 천주교에서 부제와 사제로 동시에 재서품을 받았다.

이와 관련하여, 영 가디언지는 이례적으로 사설에 이 문제를 다루면서, 천주교의 조치와 이 사건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여성 혐오”가 교회 권력 사이에서 힘을 얻는 동안에 정작 신자들을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경고한다.

사설을 아래에 옮긴다.

“여성 혐오의 승리에 길을 잃은 신앙인들”

지난 9월 교황 베네딕트의 영국 방문 끝에 그가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들 앞에 펼친 기세와 호의는 영국 천주교에 도전을 가져다 주었다. 거리낌 없는 (여성 성직) 반대자들이었던 전직 성공회 주교들을 부제서품과 사제서품을 단번에 연결해서 재빨리 천주교 사제로 서품한 일은 대부분 사람들이 원하는 우선 과제는 아니었다.

영국 천주교를 이끄는 빈센트 니콜스 대주교는 개인적으로 불편하게 생각하던 일을 어제 행사에서 최선을 다해 잘 처리했다. 모양을 냈을 지언정, 이는 천주교가 성공회에 대해 사람 빼내기에 집중했다는 사건이다. 이로써 종교개혁 이후에 잃은 점수를 천주교는 만회했는지 모른다.

여성 성직에 반대하면서 성공회를 탈퇴한 사람들을 위한 천주교의 특별 자치 교구는 천주교 내부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양 교회의 긴장을 야기할 뿐이다. 그리하여 다시한번 그 관심은 그리스도교의 다른 교단들 사이의 논쟁에 쏠리게 될 것이며, 종교를 실제 세상과는 관계 없는 것으로 보이게 할 것이다.

가난의 문제, 기후 변화, 자연 재해 등 우리 지구가 직면한 모든 도전들을 염려하는 판국에, 종교 기간들이 여성이 사제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언쟁하면서 소진하는 모습은 빈정거림의 대상이다

이제 종교 만이 여전히 여성을 이등 시민으로 다룬다. 천주교가 자신과 더불어 제도적인 여성 혐오를 나누면서 성공회를 탈퇴한 한 줌의 변절자들을 모집하는 일이 계속 잘 될 것이라 믿는다면, 이는 오산이다.

이 와중에, 교회가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들, 즉 사회 정의를 위한 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일들은 다시한번 무대 밖으로 밀려난다. 이런 교회 권력의 정치 게임에 끼어들고 싶지 않은 대부분의 영국 천주교 신자들은 절망감을 느낄 것이다. 다른 종교의 신앙인들이나 무종교인들, 그리고 좀 더 깨어있으며 관대한 이들은 분노를 가지고 점차 그들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번역: 주낙현 신부
원문: 영 가디언, 2011년 1월 16일치 http://goo.gl/yb9tA

2014년 8월 19일 화요일

“이라크든 중국이든, 어디든 가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행기 회견’

“내 죄와 내 실수를 생각하려 애쓴다. 2~3년이 지나면 나도 아버지의 집으로 떠나지 않겠느냐.”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동승한 기자들로부터 교황의 ‘글로벌한 인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교황은 “하느님의 사람들이 그만큼 관대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내 죄와 내 실수들을 생각하면서, 오만해지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교황은 슈퍼스타급 인기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요즘에는 “좀 더 자연스럽게” 처신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하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인기가) 처음으로 조금 두려워졌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인기는) 짧은 시간만 지속될 뿐임을 알기 때문”이라며 “2~3년이 지나면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떠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교황은 올 12월이면 만 78세가 된다. 고령인 교황이 평소 측근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자주 해왔지만, 공개 석상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전임 베네딕토16세가 건강 문제로 물러난 것을 들며 자신도 건강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전임자를 따를 의사가 있다고 말해왔다.
 
지난해 3월 즉위 이래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던 프란치스코는 지난 5월 중동방문 뒤 처음으로 이틀간 휴식을 취했다. 이후 건강에 대한 우려가 나왔으나 교황청은 “사소한 잔병치레 때문에 쉰 것일 뿐”이라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교황의 ‘너무 바쁜 스케줄’을 걱정하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교황은 “내 노이로제 중의 하나는 집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휴가 대신 집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기도를 더 많이 하는 것이 내게는 휴식이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그랬듯, 돌아가는 길에도 지구촌의 여러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이라크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며 “그들을 중단시키는 것은 어느 한 나라(미국)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IS를 ‘중단시킨다’는 것의 의미가 “폭격을 하거나 전쟁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국제사회, 특히 유엔 중심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교황은 필요하다면 이라크에 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에 올 때 중국 상공을 지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인사 메시지를 전했던 교황은 “내일이라도 당장 중국에 갈 생각이 있다”며 다시 한번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또 내년 9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세계가정대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교황의 방미 계획을 전했다. 교황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부터 워싱턴·뉴욕에도 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방문 일정이 정해진 알바니아(올 9월), 스리랑카·필리핀(내년 1월), 미국(내년 9월) 외에 중동의 이슬람국가인 요르단과 일본으로부터도 초대를 받았으나 아직 확정짓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18일 오후(현지시간) 로마에 도착한 교황은 치암피노 공항에서 바티칸으로 가는 길에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들러 성모상 앞에 꽃다발을 올렸다. 이 꽃다발은 교황이 서울의 명동성당 미사를 집전하러 가는 길에 7세 소녀에게서 받은 것이다. 교황은 이 소녀에게 “로마로 가져가 성모님께 드리겠다”고 약속했고,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이 바로 이 소녀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고 교황청 신문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전했다.


출처: http://ttalgi21.tistory.com/4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