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9일 토요일

창조론 - 홍수지질학

사이비과학 - 창조론의 홍수지질학

미국 뉴욕시에 살던 메소디스트파(Methodist) 목사인 홀(1819-1902)은 ‘인간생활의 과제’란 책에서 대부분의 내용을 진화론 공격으로 하면서 한편으론 자기만의 독창적인 물리이론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뉴턴이 엉터리라고 정력적으로 공격했다. 사이비과학에선 주로 널리 알려진 과학이론을 용감하게 공격하면서 자신이야말로 올바르며 과학자들은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자신을 무시하거나 탄압한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강하다. 가장 잘 표적이 되었던 것들은 뉴턴의 만유인력이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다윈의 진화론을 들 수 있다.

20세기 초반 진화론 반대론자로 유명한 사람은 프라이스이다. 1870년 캐나다 출생으로 SDA파(토요일을 안식일로 하는 그리스도 재림론자, 제7일 안식일 예수재림교)의 여러 학교들에서 학위를 얻고 여기저기 교직에 머물다가 네브라스카주의 조그만 SDA파 대학에서 지질학 교수가 됐다. 다른 SDA파 학교인 워싱턴주 와라와라대학 지질학 교수를 마지막으로 1938년 은퇴했는데, 1923년에 낸 726페이지에 이르는 대학교재 ‘신지질학’은 현재는 사이비과학 고전으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당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이 책을 자신들을 지지하는 결정적인 해설로 받아들였고 그 유명한 테네시주의 스콥스 재판에선 최고 권위의 지질학자로 프라이스가 인용됐다.

그는 학자들이 지층 연대를 알기 위해 화석을 보고 또 화석의 연대를 알기 위해 지층을 본다면서 이건 의미가 없는 순환논법이라고 주장했다. 지질학자들은 화석이 없으면 지층 연대측정도 못 한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그는 모든 지층은 대홍수 한 번으로 만들어졌고 현재의 산맥들도 다 한꺼번에 만들어졌고 그랜드캐년도 이집트 피라밋보다 그렇게 오래전에 만들어진 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화석들은 대홍수 이전의 동식물들 기록에 불과하며, 화석이 지층에서 종류별로 나타나는 이유는 바다생물이 먼저 죽고 그 다음 육지생물이 죽고 마지막에 새가 죽어서라고 했다. 이걸로 모든 게 설명된다고 정말 생각한 것일까?

프라이스는 단층이나 습곡이 없는데도 화석들 순서가 거꾸로인 곳들도 많다며, 마치 화석들 아니면 단층이나 습곡을 알 수 없는 것처럼도 주장했지만 전부 거짓말이었다. 지질학자들은 물론 화석과 상관없이 수십 종류의 조사법으로 단층과 습곡을 알아낼 수 있으며 또한 그가 예로 든 지역들도 거짓말이었다. 프라이스는 즐겨 록키의 알바타 몬타나지역의 치프 마운틴을 예로 들었고 오래된 지층이 새로운 지층 위에 있다는 사진들을 책에 7장이나 실었다. 그는 사실은 사진들 바깥에 단층의 선이 확실하게 보인다는 건 전혀 밝히질 않았다. 단층운동을 증명하는 암석의 특징들도 그냥 넘어갔다. 와이오밍의 하트마운틴이란 곳도 마찬가지였다. 프라이스가 지층이 역전된 곳이라고 주장한 이곳도 단층선이 25마일에 걸쳐서 알기 쉽게 보인다는 건 전혀 언급하질 않았다. 그는 화석이 순서대로 나오는 곳이 몇 만 곳이나 있고 역전된 지역은 아주 적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았다. 사실 진화론이 나오기도 훨씬 전에 이미 지층간의 상대연대에 대해선 상세한 연구들이 진행됐었다. 나중에 방사선동위원소에 의한 연대측정이 개발되면서는 이전까지의 방법들이 전부 맞았다는 수많은 증거들이 추가됐다. 하지만 현대의 창조과학회는 이 프라이스의 80년 전 잘못된 설명을 아직도 그대로 이어받아 주장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실제 일본 창조과학회에선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뗏목을 타고 산으로 도망갔기 때문에 사람 화석이 밑에서 안 나온다는 설명도 했지만, 그렇다면 요즘 홍수로 희생되는 사람들은 뭐가 되는 건지, 어떻게 전세계 모든 인구가 100% 뗏목을 만들어 산으로 도망갔다는 건지 그리고 어떻게 모든 살던 도구, 흔적 하나도 남기지 않고 짐을 싸 도망갈 수 있었는지는 밝히질 않았다. 한국의 창조과학회에선 아예 지층별로 화석이 종류대로 안 나타난다고 하며 삼엽충이나 공룡 발자국이 인간발자국과 함께 나온다고도 한다. 하지만 강력한 증거였다는 것들은 이미 엉터리로 밝혀져 미국 창조과학회에선 슬쩍 없었던 걸로 해서 선전영화 등에서도 지웠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믿는 듯 하며, 인간에게 밟힌 삼엽충화석을 기념품으로 가진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장사꾼들이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한 듯 하다. 프라이스의 재림교가 기독교 이단이라고도 하는데 기독교 근본주의에서 그런 점은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지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프라이스의 이 홍수지질학이란 사이비과학은 아직도 현대 창조론의 중요한 바탕이며 이러한 창조론을 믿지 않는 것은 기독교 이단이라고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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