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현대 사이비과학의 하나인 창조론에서는 성경의 노아의 홍수 이야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기 보다는 그게 역사적 사실이었다는 게 더 중요한 것처럼 주장한다. 그들은 아무런 증거 하나도 없이 노아의 방주는 정말로 있었다는 주장을 수십년 동안 계속한다. 하지만 한 번도 실제 나무만으로 실제 크기의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 증명하지는 않는다. 노아의 방주가 터키의 아라랏산에 있다는 유언비어까지 열심히 퍼뜨리는데 성경에는 아라랏산들에 머물렀지 산에 머물렀다고는 하지 않는다. 아라랏산들 (mountains of Ararat, 창세기 8장) 이란 아라랏산을 포함한 그지역 산맥 전체라고 해설성경에선 설명한다. 성경도 제대로 읽지 않은 미국의 사이비기독교 광신자들 주장을 아무런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있는 걸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창조과학회에서 노아의 홍수 이야기는 단지 그 지역에서만 일어났던 홍수 비슷한 사건에 불과했다는 내용을 서적을 인용하면서 마치 그 책이 자기들 주장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잘못 인용했다. 창조과학회에 소개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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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밑에서 발견된 노아 홍수의 증거
(Noah's Flood : Evidence Discovered Under the Black Sea) (2004-12-04)
> 고고학자들은 흑해(Black Sea)의 물 속 90m 이상 깊이에서 사람들이 만든 인공 건축물들의 잔해들을 발견하였다고 보고하였다 (2000.9.13, 워싱톤 포스트지). 이것은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노아 홍수 이야기를 지지할 수 있는 대략 7500년 전 쯤의 파멸적인 홍수에 대한 극적인 새로운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 처음부터 거짓말이다. 성서에 기록된 노아 홍수 이야기를 지지할 수 있는 보고가 아니었다.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자.
> 흑해 탐사에 대한 흥미는 콜럼비아 대학의 지질학자 라이안(William Ryan)과 피트만(Walter Pitman)에 의해 '노아의 홍수(Noah's Flood)' 라는 책이 출판됨으로 인해 활기를 띠게 되었다. 그들은 현재의 바다는 7500년 전에 형성되었고,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은 지중해의 물이 보스포르스(Bosporus) 해협에 자연적인 댐(natural dam)을 넘을 때까지 상승했다 라고 제안하였다. 그 이론에 따르면, 격변적인 대참사가 뒤이어 일어났는데, 지중해로부터 바닷물은 흑해의 분지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고, 이것은 나이아가라 폭포의 수량에 200배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넘쳐 들어온 무거운 바다 소금물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민물 호수의 바닥으로 가라앉으며 욕조처럼 분지를 채우기 시작하였다. 올라간 호수-바다의 수면은 수천 평방마일의 땅들을 수몰 시켰고, 거주지들을 파괴했으며, 수많은 사람들과 동식물들을 죽였고, 고작 2년여의 기간 동안에 담수물에서 소금물로 바꾸며 생태계를 완전히 뒤바꿔 버렸다고 결론지었다. … 라이안과 피트만에 의해서 묘사되고 있는 사건은 저자들과 시인들에 의해 기억되기에 충분히 끔찍한 사건으로서 성서에 기록된 이야기의 근원이 되기 위해 충분한 것처럼 보인다.
--- 각 분야 전문가들이 최신 자료를 분석해 올린다는 창조과학 홈페이지에서는 2004년의 이글에서, 97년 논문과 99년 책, 2000년 국민일보 기사를 소개하면서 2002년과 2004년의 정보들 (이 책 내용에 대한 반론들) 은 가르쳐 주질 않았다. 그리고 이 글의 요점은 뭔가? 과학자들에 의해서‘노아의 홍수’가 증명되기라도 한 듯한 분위기를 내려고 무척 애를 썼다.
97년 미국 해양지질학자 라이언은 Marine Geology에 논문을 냈다. 7만년 전에서 1만 년전까지 이어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3000년에 걸쳐 흑해가 말라갔는데, 흑해와 지중해를 이어주는 보스포르스 해협이 그때는 막혀있었을 거라는 것이었다. 즉 흑해는 그냥 호수였고 지중해보다 수위가 100m이상 낮았다. 그러다가 7000년 전 둑에 해당되는 부분이 무너지면서 지중해 바닷물이 흑해로 쏟아져 들어오는 물난리가 났고 그건 흑해 주위에 살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대홍수와 같은 경험을 시켜서 마치 전세계에 홍수가 난 것으로 착각시켰을 거라는 게 요점이다. 그래서 ‘노아의 홍수’란 제목으로 99년에 책까지 낸 것이다. 이 내용의 어디에서 노아의 홍수가 증명되었나? 이 책은 제목만 '노아의 홍수'이지 노아의 홍수를 증명한 게 아니다.
창조과학에선 6000년 전 지구와 우주가 창조되었다는데, 책에선 우주가 창조되기도 전 1만 년 전에 빙하기라는 게 끝났고, 지구가 창조되기도 전인 7000년 전에 이미 흑해 주위에 사람들이 도시를 건설하면서 살았고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흑해에 비와는 상관없이 대홍수가 났다는 것이다. 창조과학회에선 전우주가 600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자기들 주장이 자기들이 생각하기에도 한심했는지 10000년 전일 수도 있다고도 하지만 아무튼 노아의 홍수만큼은 분명히 4000년 전 쯤에 전세계에서 났다고 한다. 그런 자기들 주장과 뭐가 맞는다는 걸까?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이 글이 창조과학회에서 그렇게 소중하게 자료실에 넣어두어야 할 증거인지 이해가 안 된다. 당연히 흑해의 지역적인 물난리에 불과하므로 노아의 방주는 더더욱 비현실적으로 돼 버렸다. 어떻게 하면 흑해 물이 넘쳐 아라랏산에 방주가 올라갈까? 창조과학회 평소 주장과 이 책 내용을 정리해 보자.
(창조과학회 주장) (이 책의 결론)
1. 4000년 전에 물난리가 있었다. - 아니다. 7000년 전이다.
2. 비가 와서 홍수가 났다. - 아니다. 바닷물이 흑해로 쏟아졌다. 홍수도 아니었다.
3. 전세계적인 홍수였다. - 아니다. 그냥 흑해 주변에서만 일어난 걸 그 지역사람들이 착각했다.
만일 그 과학자의 추측이 확실하게 맞다고 확인된다면 그 순간 전세계적인 노아의 홍수는 없었다는 게 확실하게 증명된다. ‘노아의 홍수’란 어디까지나 ‘흑해 주변 사람들의 오해’였다는 결론이니까. 아무리 봐도 이 글은 노아의 홍수를 ‘부정’하는 글이다. 창조과학회에서는 자기들에게 유리한 증거와 불리한 증거도 구별 못 할 정도로 과학적인 분석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마치 자신들이 대단한 과학적 지식과 근거를 가지고 진화론을 비판하는 것처럼 어린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속여 왔다는 뜻인가? 창조론자들의 자칭 전문가들은 대개 엉터리 비전공자들이므로 정말 자기들도 몰랐을 가능성이 있기는 있다. 그게 아니라 알고 있으면서 자료를 왜곡해서 거짓결론을 냈을까? 물론 이것도 사이비과학자 창조론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Newton 2005년 1월호에 관련된 내용이 있다.
참고로, 노아의 홍수라는 전세계적인 홍수가 없었다는 건 18세기, 19세기에 지질학이 발전하며 확인됐다. 그런데, 사실은 흔히 시대를 앞서간 천재로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1452-1519) 는 지층과 화석흔적에 대한 과학적인 관찰결과 노아의 홍수로 그것들이 만들어졌다는 당시의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이미 깨닫고 기록을 남겼다. (레스터 원고, 현재는 빌 게이츠가 소장) 16세기에 이미 자연관찰을 통해 말이 안 된다고 부정된 이론을 21세기까지 끌고 온 게 현대 창조론이다. 진화론밖에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 미처 깨닫지 못 했던 걸, 자기들이 현대에 와서 새로운 시각으로 시야를 넓혀 노아의 홍수가 진실이었을 거라는 참신한(?) 이론을 전개하기라도 한 것처럼 주장하는 건 너무 심한 허풍이 아닐까?
> 창조과학회홈 > 자료실 > 창조론 > 창조진화 토론
> 어떻게 창조에 대한 연구가 과학적일 수 있는가?
>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홍수로부터 출발하기를 거부한다. 그러나 과학에서 모든
> 출발점은 열려있어야 한다. 가장 핵심 질문은 항상 “모든 증거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 것이 무엇인가?” 이어야만 한다.
출발하기를 거부한 게 아니라, 거기에서 출발해 수천 년 동안 살펴본 결과 결국 모든 증거를 가장 잘못 설명하는 것이라는 게 밝혀졌다는 걸 모를까? 도대체 홍수 이야기의 어느 부분이 모든 증거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가?
창조론의 과학적 허술함을 지적하면 흔히 나오는 반론이 자기들은 아직 역사가 짧아서 약간의 잘못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창조론의 역사, 창조론을 과학으로 설명하려던 역사는 결코 짧지가 않다. 창조론을 주장하고 싶으면 (수천 년간 주장되다 증거가 없어 폐기될 수밖에 없었던) 자기들 창조론 역사라도 제대로 알고나서 주장하는 게 좋지 않을까? 이미 여러번 확인된 잘못도 전혀 고치지 않는 게 어디가 과학적일까? 창조론은 이미 수백 수천 년 동안 검증되어서 아니라고 밝혀진 것이지 전혀 새로운 이론도 아니며 열린 마음이여야만 이해할 수 있는 무슨 심오한 이론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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