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8일 월요일

히틀러와 진화론



미국의 우익논객으로 알려진 Ann Coulter라는 사람이 최근 “Godless: The Church of Liberalism”라는 책을 냈다고 한다. 난 정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이 논객은 자기 책의 8~11장을 생물학의 진화론에 대해서 썼다. 문제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주장하는 전형적인 현대 사이비과학인 지적설계론의 이론가인 Dr. William Dembski가 ‘내용에 자신을 가진다’고 주장하면서 뒷받침했다는 사실.

(http://www.uncommondescent.com/index.php/archives/1071)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나 한심해서 다른 창조론자들조차 이미 창피해서 부정한 이야기들 (예를 들어 중간화석이 없다 등)을 과학적인 내용이라고 조언했단다.

(Arguments we think creationists should NOT use; http://www.answersingenesis.org/home/area/faq/dont_use.asp)

뎀스키라는 사람은 창조론의 새로운 형태인 지적설계론에서는 가장 숭배하는 이론가의 하나인 듯 한데, 처음 예상보다 상당히 형편없는 이론가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에서 Ann Coulter는 전형적인 창조론 수법으로 진화론 공격에 나선다. 예를 들면 히틀러와 진화론 연결시키기 등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진화론은 강한 자가 이긴다는 것이고 히틀러는 진화론 신봉자라서 다른 민족을 말살하려 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타당한 주장일까?

물론 진화론에서는 강한 자가 이긴다고 하지 않는다. 자손을 더 많이 남기면 더 번창하리라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 뿐. 그건 강하지 않고 빠르지 않고 크지 않아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손을 더 많이 남기는데 성공하는 자연의 생물들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리고 게르만 민족이 생물학적으로 뭐가 강한지가 진화론으로 어떻게 설명이 된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Ann Coulter의 주장을 살펴보자.

“Hitler’s world-view was based on Darwinism, not God,”

히틀러의 세계관은 신이 아니라 다위니즘에 기반을 둔단다. 창조론자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다. 히틀러나 공산당의 악랄한 만행은 다위니즘 때문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착각. 그렇다면 가톨릭을 위해 기독교를 위해 유대교를 위해 다른 민족과 다른 종교인 사람들을 전쟁으로 죽이던 (창조론자들은 출애굽기도 읽어보지 않나?) 인류의 역사는 다 무엇인가? 그건 그러한 만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나쁜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의 참혹한 만행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을 수 있다면 어떤 이론이든지 갖다 댈 사람들이지 어떤 이론이 100% 모든 책임을 질 수는 없는 것이다. 진화론이 생기기 전에 해당하는 인류의 역사 대부분이 전쟁으로 물들어있는 것을 창조론자들은 도대체 뭐라고 설명할 생각인가?

그런데, 사실은 여기서도 창조론자들의 금방 들통나게 될 뻔한 거짓말이 드러난다. 히틀러의 세계관이 진화론이었다는 게 어디 씌어 있을까? 누구나 다 아는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을 검색해 보면 ‘다위니즘’이 나올까? 여기 1권 2장이 인터넷에 있다.

(http://www.hitler.org/writings/Mein_Kampf/mkv1ch02.html)

본문을 검색해도 안 나오는데 대신 히틀러는 이러한 주장을 했다. 맨 마지막 문장이다.

“Hence today I believe that I am acting in accordance with the will of the Almighty Creator: by defending myself against the Jew, I am fighting for the work of the Lord.

히틀러는 전능하신 창조자의 뜻을 따르고 있으며, 신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창조론자들은 이래도 모든 게 진화론 탓인가? 히틀러는 착한 사람인데 단지 진화론이 나빠서 그랬나? 그런데, 그런 증거는 없는 것 같고 히틀러가 기독교 신앙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했다는 주장은 위와 같이 증거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 2차 세계대전의 히틀러의 만행은 창조론 방식대로 따져서 (이젠 증거도 있으니까) 기독교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해야 될까?

물론 아니다. 인간의 바보같은 끔찍한 만행들은 인간의 행동이며 인간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지 어떤 사상이나 종교에 모든 원인이 있고 그것만 없애면 '평화'가 찾아오기라도 할 것 같은 생각은 너무 단순한 게 아닐까? 창조론자들은 진화론만 없어지면 이 세상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숭고한(?)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는 어느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기독교나 신을 앞세워서 하는 행위는 그만 두는 것이 좋다고 여겨진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