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3일 일요일

[사회] 문명의 충돌, 그리고 서구문화





이념은 가고 그 자리를 문명이 차지할 것이다." - 새뮤얼 헌팅턴


  "새뮤얼 헌팅턴, 넌 너무 이분법적이야. 문명은 공존할 수 있어." - 하랄트 뮐러


  "오리엔탈리즘이란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며 위압하기 위한 서양의 스타일이다." - 에드워드 사이드


  오늘 날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들 중 새로운 것이 얼마나 있나요? 제 정세 읽는 눈과 귀가 어둡습니다만, 이런 저조차도 알만큼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은 다 오래된 싸움입니다. 이유는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 많은 이유 중 무엇이 핵심이냐에서 헌팅턴은 문명을 들었고, 뮐러는 이 미국인 보수주의자에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이 영국령이던 시절에 태어난 에드워드 사이드는 그들의 시선 자체가 동서양을 구별하고 있다고 말하죠


   헌팅턴은 다가오는 위협이 있으니 내부 단합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구 문명 외의 문명은 일종의 적을 확실히 하기 위한 구분법으로 보이구요. "그는 문명 간의 대규모 전쟁을 피하려면 전 세계 지도자들이 세계정치의 다문명적 본질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유지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위협이란 규정 아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를 가지나요? 스스로를 기독교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원수를 사랑하라?" 적을 분석하고 압도적인 힘으로 평화를 '만들자'는 의도가 보인다면 제 착각일까요? 팍스 아메리카나란 말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말이죠, 문명이 공존할 수 있다는 뮐러가 더 위험해 보입니다. 그 사람의 사상 자체가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논리가 위험하게 오독 될 수도 있단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뮐러의 이야기는 이상적이긴 하지만 이는 세력간 힘의 균형이 맞을 때 유효하니까요. 물론 뮐러도 그 사실을 알았기에 "공존을 원한다면 나와는 다른 낯선 상대방의 존재와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며 주도권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강자가 먼저 약자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현재 세계사적 충돌과 대립은 '국가 간 충돌'이 빚어낸 결과이고, 여기에 문명, 인종, 사회계급 등 다양한 요소가 중첩적으로 얽히고설켜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전 하나 궁금합니다. 만약 이상적인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이전에 그 국가 간의 충돌이란 것의 결과가 나버리면 어쩌죠? 굳이 과거처럼 영국령, 프랑스령 같은 방식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갑과 을이 확고해진 사이에서 뮐러의 방식은 전형적인 융화 전략으로 사용 될 수 있습니다. 갑이 을을 인정하되, 을도 갑을 인정하여 문화를 주고 받는다고 할 때 그 물량의 차이는 어떡하나요? 무식한 말이지만, 케밥 가게 몇 개 받고 수 백의 맥도날드 얹어서 콜을 하면 을이 그 맥도날드화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오리엔탈리즘에 대해선 사이드의 개인사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 대한 비판으로 "그가 다루는 문명이 르네상스 이후의 영국, 프랑스, 미국 정도로 한정되어 있고, 그가 지목한 동양세계도 이슬람 뭔화권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가 가지는 한계라기보단 관심 정도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가 제시한 방향성을 우리가 받아서 확장시키면 되는 거죠.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의 포인트는 '오만과 편견'입니다. 그런데 서로에 대한 오만과 편견은 이미 헌팅턴과 뮐러가 다른 언어, 같은 의미로 주고 받은 이야기입니다. 관점이 무엇이든 둘 다 다름을 이해 못함에서 생기는 갈등을 지적했고, 사이드의 포인트도 마찬가지죠. 사실 나와 너의 구분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당연한듯 저도 모르게 생긴 일을 성찰하여 극복해야 된다고 외치는 것이 또 지식인의 의무이구요. 문제는 이 오만과 편견이 내부로 향할 때입니다. 이건 지극히 인의적인 배경을 깔고 있습니다. 이는 안타깝게도 주로 내면화된 오리엔탈리즘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서양인이 우월하다, 동양인이 열등하단 문제가 아닙니다. 책에서 설명 된 직접적인 경우보다는 맥도날드화와 디즈니화, 헐리우드화를 통하여 사고의 기준 자체가 서양의 문화 위에서 솟을 수 있음이 더 두려운 일입니다. 인문학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어쩌면 알게 모르게 하나의 길로 몰리기 때문은 아닐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비판적 사고를 가지기 위해서 말이죠. 밀려우는 파도가 무섭다고 바다를 없앨 순 없어도 배를 더욱 튼튼하게 할 순 있습니다.


  우리는 서양 중심의 문화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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