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리처, i'm lovin' it
맥도날드는 음식점 사업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 궁극적으로 전 세계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근대의 이성과 자본주의의 효율이 만나 만든 최고의 걸작품, 합리성. 합리성은 어떤 산업에서건 손꼽히는 기본적인 가치입니다. 특히 생산의 측면에 있어서 합리성은 필수죠.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만이 아닙니다. 사회 일반에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모든 일에서 우리는 합리성을 찾을 수 있죠. 막스 베버에 따르자면 가장 대표적이자 극단적인 예로 관료제가 있겠습니다. 포드주의도 좋은 예가 될 수 있죠. 이를 바꿔 말하면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표준화된 시스템, 매뉴얼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지 리처는 이를 가리켜 '맥도날드화'라고 부릅니다.
* 맥도날드화의 특징은 '대량생산'과 '표준화된 시스템'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맥도날드만을 콕 집어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타깃은 맥도날드가 아니라 '맥도날드가 드러내는 합리성의 원리'와 그러한 것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들은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온갖 종류의 프랜차이즈 업체들 말입니다. ... 이뿐만이 아닙니다. 맥도날드화의 특징인 표준화된 시스템, 매뉴얼화는 의료, 교육, 죽음에 이르기까지 파고들었죠.
결국 그는 맥도날드의 예를 통해서 모든 사회영역에서 일상회되어 가는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을 비판하고자 한 것입니다
막스 베버는 합리성이 종국에 이르러선 우리를 지배함으로써 인간의 본질을 상실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습니다. 조지 리처는 이를 맥도날드화를 예로 들면서 이미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합리성과 그로 인한 목적 전치 현상과 인간 소외를 비판했구요. 일리가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제 관심을 끄는 부분은 맥도날드화가 가지는 의미보다는 맥도날드화, 그 자체더군요. 맥도날드화를 제 나름의 시선으로 보자면 1인자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1인자에게 있어 2인자 이하에 대하여 타인, 산업의 경우 고객의 눈에 '그 외'라는 한 카테고리에 보이도록 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먹자골목을 보죠. 음식점이 한 골목에 모여있어서 흔히 먹자 골목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그들은 왜 한 곳에 모여가지고 사서 경쟁을 하는 걸까요? 바로 일단 먹자 골목으로 사람들을 모으는데 그들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서로가 비슷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면 개개인의 선호도는 다르겠지만 아주 넓게 봤을 때 결국 다 비슷한 이익을 올릴 수 있단 논리입니다. 5개의 식당이 있을 때, 10명이 오면 5명씩 두 곳으로만 갈 수도 있지만 100명, 1000명이 온다면 결국 5개 식당이 얼추 비슷한 수준의 장사를 할 수 있단 말이죠. 하지만 이는 각 음식점이 소비자에게 있어 똑같은 위치에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맥도날드화 된 패스트푸드 산업을 보세요. "오늘 맥도날드 갈래, 다른 데 갈래?" 누군가의 제안이 이렇게 시작되는 순간이 바로 시장 점유율 50%의 시작인 것입니다. 물론 맥도날드가 무적은 아니죠. 버거킹도 있고, KFC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지는 개개인에게 고객 충성도를 심는 산업의 시스템에 있습니다.
조지 리처가 지적하는 합리성이란 순전히 생산자의 논리입니다. 걱정인 일은 생산에 합리적이란 이유로 많아진 물량에 압도되어 선택을 강요 받는 소비자의 입장입니다. 문제는 일종의 착시입니다. 1과 0, 유와 무, 흑과 백의 선택이라면 차이가 확실하므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빨간색과 파란색, 버스와 기차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대체제의 경우엔 마치 여전히 선택 주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거죠. 우스개 소리지만 오래된 연애 전략과 비슷한 겁니다. 여자와 외식을 하고 싶을 때, "나가서 먹을래, 말래?"가 아니라 "나가서 피자를 먹을까, 파스타를 먹을까?"라고 물어봐야 둘 중에 선택을 하든 혹은 치킨이나 햄버거 등의 제 3안을 얻을 수 있단거죠. 그리고 이 때 여자는 마치 내가 하고 싶은데로 했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죠.
맥도날드의 캐치프라이즈는 "i'm lovin' it"입니다. 광고 멘트에 문법을 논하진 말죠. 의미만 봤을 때, 이 얼마나 당찬 생각인가요. 나는 맥도날드를 사랑하고 있거나, 혹은 나는 맥도날드를 사랑할 거라니. 비틀즈인가요? 이런 식으로 이 문장을 바라보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여튼 잘 만든 문구임은 분명합니다.
* 획일화된 맥도날드를 대신해서 수제버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수제버거 프랜차이즈인 크라제버거를 먹는 것이 과연 '탈 맥도날드화'일까요?
원래는 적당히 마무리가 되어야하는 시점이지만 한가지 두고 가려고 더 적습니다. 말을 좀 바꿔서 디즈니화, 할리우드화는 어떤가요? 미의 기준에 있어서 말이죠. 한 번 정도는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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